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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9일 경영자총연합회 포럼에서 김경해 사장님께서 발표하신 위기관리강연 전문입니다. (기업과 미디어에서도 전재)

위기의 종류는 과연 몇 가지나 될까요? 수백? 수천? 우리가 그 수와 유형에 대해 확실하게는 알 수 없지만 오직 확실하게 아는 부분이 있다면 '엄청나게 많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유형의 위기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생각 해 봅시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상'에서 광우병과 같은 괴담이 도는 상황을 누가 예상했겠습니까? 20~30년 전에 미니홈피니 블로그니 하는 개인 미디어들이 나타나 위기의 진원지가 되리라는 이야기를 했었다면 아마 기업들은 그냥 미래학자의 재미난 시나리오 정도로 여겼을 겁니다.

기업이 겪을 수 있는 위기의 수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재미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단 CEO를 포함한 전임직원의 수를 적어보십시오. 그 수에 자사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의 수를 곱해보십시오. 거기에 거래처를 비롯한 언론, 정부, NGO,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수를 곱하십시오. 마지막으로 그 결과에 소비자의 수를 곱하십시오. 그 만큼이 경험 가능한 대략 위기의 분량입니다. 엄청나게 많지요?


 

‘엄청나게 많은’ 위기들

많은 학자들이 위기의 유형을 다양하게 분류하고 있습니다. 적게는 십여 가지에서 많게는 백여 가지에 이릅니다. 여기에 계신 CEO분들께서 그런 학문에 관심을 두실 필요는 물론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위기는 너무 많고, 다양해서 셀 수 조차 없다'는 생각은 공유 하실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 경영자로서 위기를 크게 대분 해 보자면 예측이 가능했던 위기와 예측이 불가능했던 위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위기 관리 사례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거의 대부분의 위기들은 '예측이 가능했던 위기' 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예측이 불가능한 위기가 무엇이 있겠습니까?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이런 위기를 발생시킬 것인지는 물론 알 수가 없지요. 하지만 그 의미가 '예측이 불가능 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모든 위기는 예측이 가능한 것들입니다. 최근의 광우병 논란이 예측하지 못했던 위기인가요? 또 각종 먹거리에 이물질들이 들어간 사례들은 전혀 예측을 못했던 것인가요? 한번의 위기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300여 번의 전조가 선행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300여번의 전조를 그냥 무감각하게 지나쳐 버린 기업들에게 있는 것이지요.


 

관심이 중요합니다. 위기를 발생 시킬만한 이슈들에 대한 관심입니다. 여기 계신 CEO 여러분 들께 묻고 싶습니다. CEO의 가장 큰 임무가 무엇입니까? 제가 생각하는 CEO의 가장 큰 임무는 '회사를 잘 되게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회사가 잘 되는 것은 무슨 뜻 입니까? 매출이 성장한다? 좋습니다. 주주가 만족한다. 그렇지요.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한다? 맞습니다. 소비자가 품질 높은 제품으로 만족해 한다? 멋집니다. 이 모든 것들이 '회사가 잘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위기라는 녀석은 어떤 짓을 합니까? 매출을 떨어뜨립니다. 주주를 실망시키고 직원을 불행하게 하고 소비자들을 화나게 합니다. CEO의 임무를 방해하는 것이 바로 이 위기입니다. 이 의미는 위기를 관리하지 못하는 CEO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위기관리 못하는 CEO는 실패

위기는 항상 일어납니다. 믿으십시오. 위기는 꼭 일어 납니다. 단지 우리가 모르는 것은 그 위기가 '언제' 일어날 지만 모를 뿐입니다. 우리가 죽음의 때를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죽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받아 들이듯, 위기는 꼭 찾아 온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이상적인 위기대비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기업의 CEO로서 위기에 대해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요? 위기관리팀을 조직한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든다? 위기관리담당 직원들을 훈련시킨다? 다 좋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그런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시스템적 노력이지요.


 

그러나, 오늘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이겁니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이 있지요? 아주 일을 잘해도 본전 정도 밖에 못 건질 뿐이니 얼마나 속상하겠습니까? 그런데 위기 관리는 아무리 잘해도 절대 본전을 건질 수 없습니다.


 

방탄유리를 예로 들어보죠. 대통령이나 주요인사들이 방탄유리가 장착된 리무진을 타지 않습니까? 이 방탄유리에 어떤 테러리스트가 총을 여러 발 쐈다고 가정 해 봅시다. 차 안에 있는 주요인사들은 방탄유리 덕에 그나마 안전하지요? 그렇지만 그 차의 방탄유리 자체는 예전과 동일합니까? 아니지요. 방탄유리를 장착한 그 차의 모습은 그 이전의 반짝이는 멋진 리무진의 모습은 분명 아닐 겁니다. 위기관리를 잘 했지만 본전은 절대 못 건지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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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가장 이상적인 위기관리란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위기를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중대하건 사소하건 위기들을 각각 미연에 방지해 주는 것이지요. 이것이 위기관리의 핵심입니다.


 

이를 위기 대비라고 부릅니다. 위기 대비의 방법을 나누어 보면 완화(mitigation)와 예방접종(inoculation)이라는 두 가지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2대 위기대비 방식, ‘완화’와 ‘예방접종’

먼저 이 완화라는 작업은 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예측해서 그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 하는 작업입니다. 우리나라 매년 수해가 많이 나지 않습니까? 여름이 오면 수해가 예측 가능하지요? 또 수해 지역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그 지역의 수해 전례가 있었고, 수해를 입은 방식도 이미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유형에는 완화작업이 가능하고 필요한 곳입니다. 이 지역을 위해 수해방지사업을 하면 되지요. 분명히 이 지역 주민들은 똑 같은 수해를 내년에는 입지 않겠지요.


 

기업의 예를 들어볼까요? 소비자 불만을 분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통되는 불만들이 있을 겁니다. 제품안에 이물질들이 많이 보고가 되나요? 그러면 그 이물질 유입의 원인을 밝혀내는 겁니다. 제품 생산라인의 검수 장비가 부실하다면 강화하면 되지요. 만약 다른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밝혀내서 해결하면 되지요.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미연에 완화가 가능한 많은 위기들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문제지요.


 

소비자들에게 우리 제품이 비만을 유발한다고 비난을 받을 것 같은가요? 완화시키는 작업을 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우리 제품 내 지방 비율을 개선해 보죠. 조리에 사용하는 기름을 개선해 보죠.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제품들을 만들어 보죠.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교육을 시켜보죠. 다 이런 것들이 완화의 작업들입니다. 최소한 이런 완화의 작업들이 꾸준히 진행되면, 막상 위기가 벌어져도 많은 주변의 이해관계자들은 우리의 방지 노력에 대해 이해를 해주는 경향이 조성되게 됩니다. 이게 중요한 겁니다.


 

소비자들은 용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입니다.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용서받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용서 받을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 위기에 대한 완화작업은 미연에 위기를 방지하는 가치도 있지만 위기시 이해관계자들이 우리 회사를 용서해야 하는 큰 이유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습니다.


 

그 다음이 예방접종 방식입니다. 어차피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위기라면 사전에 미리 이해관계자들에게 그 위기에 대한 많은 부분들을 공유해 놓는 것입니다. 미리 백신 예방접종을 해 놓는 거지요. 예를 들어 제품의 이물질 유입 가능성을 1000만분의 1로 관리한다고 해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1억개의 제품이면 10개의 이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은 있는 것이지요?


 

이에 대해 '우리는 제품하자비율을 1000만분의 1 이하로 관리할 만큼 완벽하다'고 딱 이야기 하는 것보다는 '우리는 제품하자비율을 1000만분의 1로 관리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제품하자는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 제품하자가 발견되면 우리가 이렇게 잘 처리하겠다'고 미리 이해를 구해 놓는 것이 좋다는 겁니다.


 

소비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을 놀라게 하지 말라는 게 이 예방접종 작업의 핵심입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관리를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혹이라도 발생할 수 있으니 놀라지 말라는 것이지요. 만약에 그런 일이 막상 일어나면 우리는 이렇게 이렇게 사후 관리를 잘 하겠다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앞의 완화작업이 상황적인 위기관리의 개념이라면, 뒤의 예방접종 작업은 커뮤니케이션적인 의미의 위기관리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상황관리적인 개념의 완화작업이 선행되어야 올바른 예방접종 작업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위기의 1%만이 사후관리 대상


 

제가 사장으로 있는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의 컨설턴트들이 위기관리 클라이언트들을 위해 위기 요소 진단을 해보면 항상 각 사의 위기 요소 99%는 그 회사 직원들이 흔히 예측 가능한 것들이었습니다. 예측 가능한 모든 위기 요소들이란 사전에 완화작업과 예방접종 작업을 통해 대비가 가능한 것들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전체 위기 요소들 중 99%는 완화 방지가 가능하다는 뜻 입니다. 사전 대비가 큰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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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1%가 문제인데, 1%가 바로 사후관리의 대상입니다.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들은 사후관리가 차선입니다. 사후관리의 핵심은 맨 앞에서 잠깐 말씀 드린 위기관리 시스템입니다. 위기관리팀을 구성하고,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고, 위기 관리팀 들을 훈련하는 겁니다.


 

일본의 대표적 백화점 중 하나인 이세탄 백화점이 가지고 있는 위기관리 매뉴얼은 A4용지 총 3장 짜리라고 합니다. 3장에 어떻게 이렇게 큰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모두 담을 수 있냐 했더니, 이세탄의 담당자는 이 3장 이외에 더 담을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하더군요.


 

3 페이지의 구성은 이렇습니다. 첫 페이지에는 이세탄 백화점이 겪을 수 있는 위기 요소들을 열거 해 놓았습니다. 두 번째 페이지는 전체적으로 위기관리를 실행 할 조직과 대응 프로세스로 꾸며 놓았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페이지에는 이세탄 백화점 위기관리 조직의 역할을 분장해 놓았습니다. 이게 다입니다.


 

제일 중요한 위기관리 시스템의 구성요소들이 무어냐고 물어 봤습니다. 첫째가, 어떤 위기가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지를 아는 것, 두 번째가 위기를 관리할 시스템을 자주 업데이트해서 살아있게 하는 것, 그리고 셋째가, 담당자들이 위기관리를 할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 이 곳에 계신 CEO 여러분들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립니다.


 

여러분께서 경영하고 계신 회사의 위기 요소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관심을 전 직원 및 구성원들과 '공유'하시기 바랍니다. 그 관심을 그들과 '반복해서 커뮤니케이션' 하시기를 바랍니다.


 

자발적인 위기관리 의식이 공유되어야 올바른 방향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구성됩니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CEO의 임무는 여기까지 입니다. CEO의 지속적인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직원들로 하여금 자발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게 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여러분들의 회사 각각에 진정한 위기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서 조만간 '큰 위기 없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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